INSTALLATION VIEWS
PRESS RELEASE
Summer Permanent Exhibition
이윤정(갤러리 비케이 큐레이터)
회화는 규정적인 미술사의 모든 틀 안에서 회화는 자신만의 고유한 성질을 가지며,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예술의 중심적인 역할을 이어왔다. 개인의 감정과 심리가 작품 안으로 들어오고 회화는 현대 미술에서 새로운 시각 형성들을 표현하며, 다채로운 표현법을 형성해 나간다. 그리고 자신만의 영역을 확대하며, 회화의 수많은 개념들과 표상은 전통체제 안에서 새로운 체제를 구성한다.
개인의 감정과 심리의 표현은 다양한 형태의 회화를 만들고, 다양한 개념과 대상들이 표현한다. 고착되지 않은 현대 미술에서 회화의 표현은 어떠한 제약도 가지지 않으며, 형태와 색채에 순수한 정신적 표현법을 가진다.
이제 회화 작품은 논리적 감성으로 다가서기보다 직관적 감성으로 다가선다. 어떤 개념과 이론이 내재되어 있지 않은 직관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감성적이고 신비롭다. 이에 작가는 대상에서 자유로워지고, 회화는 다채로운 표현의 수단이 된다. 예술가의 직관으로 바라본 세상은 보지 못한 새로운 영역을 보여주기도 하며, 때론 개인의 영역을 형성한다. 외부적 논리가 아닌 내부적 인간의 심리를 바라보고 표현되는 감성적 논리는 창조적이며 감성적이다. 그리고 우리는 숨겨져 있던 잠재적인 실재를 들여다 볼 수 있다.
NoegenesisNoegenesis(노에제네시스)는 감각적(지적(知的)) 경험에 의해 새로운 것을 산출하는 인식 작용(사고)의 의미를 가진다. 이처럼 감성적 직관적으로 바라본 일상의 풍경은 공간을 확장 시키며, 일반적인 관념의 경계선을 지워버린다. 전시는 직관이라는 주제 아래 회화에서 자신의 시선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정세라, 조해영, 한지석 작가가 참여하였다.
정세라는 빛과 형상을 통해 사회와 도시의 풍경 그리고 그 속에서의 인간의 욕망에 대해 얘기한다. 현실 공간을 왜곡하고, 변형한다. 그리고 감각적으로 해석하며 모호한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다. 한 공간을 가만히 응시함으로써 생기는 빛의 흔들림, 공간의 흐릿함은 시각의 혼돈을 준다. 이는 그의 작품인 와 <외부 없는 집> 연작에서 잘 나타나있다. 유리나 금속 같은 반사면에 의해 건물과 공원의 풍경은 안과 밖의 경계가 사라지고, 낯과 밤의 경계가 없는 듯하다. 사물은 존재하지만 자신의 형태를 잃어버리고, 그 속에서 빛은 새로운 환영을 제시한다. 인식된 공간이 사유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새로운 세계는 확장되며, 현실 세계는 축소된다. 그리고 화려한 색감들로 표현된 작가의 작업은 현실과 비현실 그 어디쯤에 서 있는 듯하다.
자신의 시지각안에 포착되어 있는 이미지를 캔버스에 담아내는 조해영은 같은 시간과 공간 안에서 포착되는 이미지는 캔버스 안으로 옮겨짐으로서 다른 시간과 공간을 경험하게 한다. 사실상 존재하는 풍경들 하지만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풍경들의 모습을 포착한 작품은 3차원 공간의 장식들을 제거함으로써 단조로운 형태로 본질에 한발 더 다가선다. 작가가 선택한 풍경은 정원, 골프장, 집 등 인적이 드문 곳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 작가는 자신에게만 인지된 풍경의 단면을 포착하여 표현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풍경의 형상을 보여준다. 특히 과 연작은 잔디의 숨겨진 패턴을 표현한 작품을 통해 작가의 직관적 시각을 엿볼 수 있다. 형상이 제한되어 있는 그녀의 작업은 다채로운 색채들의 표현으로 공간에 몰입하게 하며, 존재하는 이미지의 내면적 본질을 이야기를 한다.
한지석은 사회, 관계, 심리, 그리고 개인 이야기들을 세상의 이야기들의 하나로 합치며 우리는 보지 못했던 세상의 이야기들을 읽는다. 그의 작품의 소재는 다양하다. 신문과 미디어에서 나온 사회이야기, 작가의 기억 속의 경험들, 사람들과의 대화 등 그는 세상의 이미지들의 이야기를 겹겹이 쌓아 놓는다. 겹겹이 쌓인 형상들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 낸다. 이는 작가가 바라보는 사회의 모습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이야기들이다. 추상화된 형상들은 보는 이의 기억과 경험에 들에 따라 변화한다. 경험하지 못한 것과 인식하지 못한 사회의 단면들의 이미지들을 실타래처럼 엮어가며, 스스로 중심이 되어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이와 같이 직관으로 바라본 작가의 시선을 캔버스로 향해 옮겨지며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표현된다. 다양한 형태의 회화는 갇혀있는 시각을 확장시키고, 자유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사회는 새로운 시각의 방향성과 태도를 보여준다. 그리고 작가들의 직관은 각자의 형태를 통해 그 속에서 ‘질서’를 이루고 있으며, 그 순간 작품의 감정은 보는 이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