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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시선의 사유
이윤정(갤러리 비케이 큐레이터)
인간은 시선을 외적인 것에서 자신에게로 향한다. _ 칸딘스키
우리는 자신을 인지하면서 자신만의 시선을 만들어 간다. 개인적 경험에 따른 견해는 자아를 형성해 나가고, 세상을 아우르며, 각자의 시선에 따른 사유는 인지와 경험에 따라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 낸다. 대상의 인식은 시선을 통해 존재의 일의성을 거부하고, 사람들은 각기 다른 상황과 환경들 속에서 만들어진 시선들을 통해 개개인의 사유를 체계화 시키며, 신념을 만들어 나간다. 시선을 통한 인식의 내적인 표면과 존재의 외적인 표현의 접촉은 사유의 논제를 매개로 하며, 새로운 감성과 인식은 미지의 세계를 찾아낸다. 그리고 영적인 시간과 관념들 사이에서 확장된 시야의 범위를 이야기 한다
칸디스키는 ‘예술은 정신적 전환이 현실적 형태로 인지되는 가장 첫 번째 영역’이라고 말하였다. 시선은 감성의 자극에서 출발하며 사유를 발생하게 하고, 존재에 대한 관념을 내포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시선을 통해 인지하고 이해하는 그곳으로 자신만의 관점을 통해 존재의 이상향을 만들어 가며, 각기 다른 시공간의 풍경 속에서 일상과 사회, 그리고 내면적 이야기들을 이끌어 나간다. 다른 장소와 기억 속의 인물과 경험, 다른 시공간의 풍경 들 속에 각자의 주체를 넣어 화면의 구조를 만들어 나가며, 판타지를 표현한다. 시선의 표현은 개인의 사유와 관념에 놓여 있으며, 새로운 존재론적 이야기가 펼쳐 진다. 다시 말해 물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현재의 삶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심성의 비물질적인 추구를 충족시키며 환상적인 더 정확하게는 초감각적인 세계로 인도한다.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시선과 사유를 통해 각자의 세계를 찾아내는 강민수, 장현주, 조태광 작가가 참여한다. 우리의 시선을 통해 등한시 되었던 시대로 눈을 돌리며, 사유를 통해 얻은 비물질성에 대한 가치를 부여한다. 이를 통해 가시적인 거대한 질서와 안정성에 갇혀 절대적인 원칙을 고수하는 울타리를 제거하고, 미래의 영역으로 이끌어가는 정신이 사유에 의해 인식될 수 있고 확장될 수 있음을 논한다. 시선과 사유의 관계 속에 놓인 새로운 개인의 관념은 기존 틀의 의심을 던져 버리고 정신적 인상을 초월해낸다.
어린아이의 모습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 하는 강민수의 작업은 기억과 장소에 시선을 맞추어 인간의 서정적인 모습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과거의 시간에서 흘러간 기억의 이야기들을 캔버스라는 화면 구성에 맞춰 놓고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작가가 만든 풍경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과거의 모습이자, 기억을 추억한다. 그리고 유년시절 상실된 이야기들은 현재 우리의 아이들의 모습에 오버랩 된다. 이렇듯 아이들의 부재를 통해 사회의 풍경과 일상적 모습을 담아내며, 현실의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장현주의 시선은 현재의 이상향이다. 현실과 이상을,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사이를 오고 가며, 자신의 시각으로 바라본 이상향을 그려 나간다. 하지만 작가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일상에서의 경험과 의식의 존재를 인정하며,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저 너머 세계의 상상의 존재들을 담아낸다. 작가의 이상향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여정과 염원이 함께 뒤섞여 있으며, 현실과 이상이 함께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태광은 미래를 바라본다. 지금 놓여진 사회 풍경을 인지하며,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작가는 현실의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 그 경계선에 서서 현실에서 일어난 일들의 그 이후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는 인간의 시각으로 사회의 이면의 모습을 상상한다. 다양한 시각을 통해 본 사회 이면의 세계는 미래의 유토피아적 세상이다. 따뜻한 색감으로 그려진 그곳은 몽환적이고 동화적인 세계인 듯 보이지만 결코 찬란하고 행복한 미래는 아니다. 현실과 맞닿은 경계에 서 있는 지금, 그 순간 자신만의 이상향을 넘나드는 것이다.
보는 것은 새로운 형상을 나타낼 수 있는 표현방식의 강력한 원동력이 되며 사유의 운동은 계속된다. 이와 같이 예술가들은 원천적으로 자기 고유의 시선을 사유하며 자신만의 법칙을 가진다. 시선과 사유의 결합은 내적인 인식을 통해서 구체적인 형태에서 나아가 한층 더 상징적인 역할을 형성하고 비물질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시선의 사유는 내적 지향이라는 점에서 다시 모여들게 하며 정신적 내재물을 창조한다. 그리고 새로운 미적 개념을 찾아내며, 잠재적인 내적 사유의 화려함을 보여준다.